인간은 본래 선하게 태어났다. 혹은 악하게 태어났다.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였지만 어느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고 그 두가지 사상조차도 옳은 것인지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 남모르게 성선설쪽에 손을 들고 인간은 본래 선하다는 사상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러리라 믿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뉴스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범죄들, 엽기적인 행각들 이런 모든 것들을
접할때마다 과연 인간은 본래 선하지만 사회적인 여러 제반요소들 때문에 악해지는 것이라 정의내릴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으면서부터 인간은 이미'원죄'를 지고있다고 성경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 원죄때문에 인간은
선할 수 없는 것일까? 신의 구원으로써만 악을 벗고 선하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선하게
사는 것을 추구하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이 꼭 본래 선하기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직 자아를 정립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을 보라. 그들의 한없이 순수하고 맑은 눈을, 고사리같은 손을 보라. 마치 하늘에서 금방 내려온
듯한 그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라. 그들은 성선설에서 말하듯 태어나면서부터의 "선"을,
아직 사회라는 악을 접하지못한 "선"을 그대로 간직한 상태이다. 하지만 과연 그들은 선할까?
사실 그들은 선과 악의 기준조차 모르고 있다. 선한 것이 어떤 것인지, 악한 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못한다.
그들은 (물론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것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단지 재미로 개구리를 잡고,
잠자리 날개를 뜯고, 귀뚜라미, 메뚜기를 잡아서 예쁘게 핀으로 꼽아 자신을 위한 소장품에 흐믓해한다. 그들에겐
아직 선, 악의 기준이 없는 상태이다. 그렇다고 해서 악한 행동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이런데도 인간은 본래
선하게 태어난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이라는 소위 옳지 못한 행동 앞에서는 너도나도
비난하지만 그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오히려 "악"을 즐기곤 한다. "악"이라는
것이 꼭 살인이나 강간, 전쟁같은 절대적인 것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TV나 책을 보면서 내 내면의 수 많은
악을 접하곤한다. 오락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때 그것에 우리는 웃고 즐긴다. 하지만 그것이
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단지 오락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라고 사회적으로 인정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합리화 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오락프로그램에서 누군가가 다치거나 죽게되면 그
곤란한 상황을 유발시킨 것에대해 분노하고 비난한다. 그러한 돌발적인 사고들은 암묵적인 허용의 울타리 밖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바로 얼마전까지 웃고 즐긴 자신은 까많게 잊고 있다. 게다가 이런 엽기적인 행각들을 비난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그것을 보고싶은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나는 선하다는 것을 "법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까지만
인정하고 사는건 아닐까? 과연 나는 선한가? 과연 선이라는 그 절대기준은 어디까지인가? 선과 악이란 것도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과연 선과 악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 2005